16,17화 올렸을때 너무 부족한것 같아서.. 좀 덧붙여 씁니다. 아마 17화도 좀 더 쓸것 같네요. 좀 더 쓴 부분이 몇화 더 있긴한데 16,17화는 다시 좀 읽으시면 좋지않을까 싶어서 재발행해둡니다 최근에는 바다가 잔잔한 날이 없었다. 태평양의 수온이 올라갈수록 점점 더 빈번하게 점점 더 커다란 태풍이 발생했다. 어떤 날은 기이하게 추웠지만 대부분은 끓...
더이상 답장이 오지 않는 패드 화면을 신해량은 무단한 시간동안 기다리다가 한숨을 내쉬며 허리춤에 끼워넣었다. 당장은 낭비할 시간이 없었다. 그는 이동하기 전에 다시 한번 가지고 있는 무기를 머리로 나열했다. 업무용 나이프 한 자루와 호신용 한자루, 10mm 스태틱 로프, 공구함에 있던 잡다한 도구따위가 그가 가진 전부였다. 아주 열악한 상황은 아니었다. 모...
백애영이 맹수같이 눈을 뜨고 정형행동 하는것처럼 엘리베이터 앞을 왔다갔다 거렸다. 강수정이 그 모습을 불안하게 지켜보았지만 말리지는 않았다. 박무현은 한참전에 지쳐서 바닥에 주저앉아 있었다. 그는 눈을 찌르는 하얀 LED등 빛에 건조한 눈꺼풀을 자꾸만 비비다가 눈알 하나에 얼마의 돈을 들였는지 떠올리고 억지로 손을 내리길 반복했다. 보통 21시를 넘으면 주...
서지혁은 방에 들어오자 마자 방을 한번 둘러보더니 곧장 침대 아래에 손을 넣어 아까 그가 떠넘긴 가방을 찾아냈다. 좁은 방에 물건 둘 곳이라곤 침대아래와 작은 벽장뿐이긴하지만 제 방을 한눈에 간파당한 박무현은 괜히 마음이 상해 낯선 손님처럼 문 근처에서 움직이지 않았다. "그래서, 저랑 애영이랑 신팀장님은 엔지니어 말고도 별도의 업무가 따로 있는데요. 자국...
"어디 가려고 했습니까? 지금 이 상황이 장난처럼 느껴지십니까? 이게 장난감이라고 생각하시나요? 확인시켜드릴까요?" 주변에서 복면 쓴 침입자들이 킬킬 웃어댔다. 박무현은 입을 열었지만 물리적으로 목을 졸린것마냥 몸속에서 아무런 소리도 만들어내지 못했다. 남자는 이탈자의 뒷덜미를 잡고 거꾸로 끌고 오다가 엘리베이터 앞에서 군중을 향해 휙 집어던졌다. 박무현은...
박무현은 철제문을 거칠게 두드려대는 소리에 잠을 깼다. 어수선한 방에서 소음의 방향을 찾으려 느릿하게 고개를 휘젓는동안 문을 두드리는 힘은 점점 더 과격하고 인내심을 잃어갔다. 그는 어제 밤산책 이후 그대로 들고 들어온 아가일 문양 담요를 어깨에 걸치고 문을 열었다. 문이 열리자 허공을 때리는 손이 다소 위협적이게 박무현의 귀옆을 지나갔다. "서지혁 씨?"...
신해량은 둔탁한 소리와 함께 2단으로 쌓인 세탁기에 등을 부딪혔다. 등에서 울리는 세탁기의 진동이 스스로의 심장박동처럼 느껴졌다. 그는 자신을 노려보는 박무현을 내려다보며 티나지 않게 침을 삼켰다. 그의 오른쪽 팔은 여전히 박무현에게 붙잡혀 있었다. 떨쳐내려면 쉽게 떨칠수 있는 미약한 힘이었다. 박무현은 상황을 압도하려거나 무력을 행사하려는 의도가 없었다....
치과에 침입자가 든 지 바로 이튿날부터 운영을 재개할 수 있었지만 오후 세시에 손 안에 뿌리까지 깔끔하게 뽑힌 송곳니를 들고 환자가 오는것까지 대비를 할 수는 없었다. 마약 절도범은 약물에 그리 밝지 않은지 진통제는 물론 항생제까지 전부 훔쳐가서 외상치료는 거의 불가능했다. 환자에게는 불행한 일이었다. 다행히 해저기지에서 이미 치아 탈구 시의 응급처치 방법...
미디어실에서의 일이 신해량과 박무현 사이를 더욱 돈독하거나 각별하게 만들어주지는 않았다. 누군가 물어본다면 박무현은 친구리스트에 신해량의 이름을 적지 않을테고 신해량은 실망하지 않을 것이다. 그들이 형성한 관계를 우정이라고 부르기엔 다소 단속적이고 기회주의로 가득했다. 하지만 그것만으로도 박무현은 약간 숨통이 트였다. 주기적으로 만나는 사람이 있고 동일한 ...
엘리베이터는 빠른 속도에 비해 아주 고요하게 상승했다. 김재희는 꾸준하게 서지혁을 외면했고 서지혁은 팔짱을 낀채 김재희와 가장 멀리 떨어진 벽에 기대 어떤 자의식도 없이 김재희를 노려봤다. 그는 박무현이 김재희와 특정 소재에 대해 대화할만큼 가까운 사이라고 생각하지 않았다. 그 생각에 여전히 변함은 없었다. 치과의사는 천성적으로 나긋하였으나 사람들과 필요 ...
연구동으로 가까워질수록 하얀 가운을 입은 사람들이 늘어났다. 서지혁은 자신의 옆으로 키작은 여자 두명이 지나가자 빙글 돌아 바쁘게 멀어지는 등을 눈으로 좇다가 따라오던 김재희와 눈이 마주쳤다. 김재희가 이빨을 보이며 위협적이게 웃어보였다. 채굴동 다음으로 가장 사람이 많은 연구동은 해저기지의 여타 다른 건물과는 조금 다른 공기가 흘렀다. 한쪽에선 지구를 한...
신해량은 자신만의 사람이었던 적이 없다. 잘생기고 쓸모없는 남자로 동생을 세상에 내놓고 싶지 않았던 누나로부터의 18년간의 강압적인 정신교육의 결과일지도 모르지만 누군가, 또는 어딘가로의 봉사는 언제나 그에게 명확한 목표를 만들어줬고 그의 행동을 정당화했다. 망설이지 않는 삶이란 멋졌다. "본인한테 만족하는 남자는 꼴불견인거 아시죠?" 라카룸에서 거울을 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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